지난 글에서는 스톨라 철학의 중기시대 철학자들과 그들이 주장한 개념과 그들의 생각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글에서는 지난 글에 이어 스콜라 철학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퀴나스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시간을 갖고 후기 스콜라 철학자들에 대하여 간단하게나마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은총의 빛'과 '이성의 빛'을 주장한 아퀴나스
스콜라 철학의 굵은 선을 그은 아퀴나스는 그의 성품뿐 아니라 철학적 이론에 대해서도 남들과 차별화됩니다. 아퀴나스는 신앙과 지식, 신학과 철학의 영역을 분명하게 구분하여 이론을 정립했습니다. 신이라는 개념으로부터 나오는 '은총의 빛'과 인간 본래 성질에서 나오는 '이성의 빚을 각각 구분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의 존재와 이로부터의 세계 창조, 그리고 세계의 모든 법칙과 사실 등은 이성의 빛으로 밝힐 수 있는 철학의 대상입니다. 한편 신의 삼위일체성,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으로 태어난 것,, 최후 심판과 같은 초자연적 진리는 은총의 빛으로만 밝힐 수 있는 신학의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아퀴나스의 견해에 따르면 두 영역 사이에는 어떠한 모순도 없습니다. 종교적 진리가 이성을 뛰어넘는다고 해서 그것이 이성에 어긋난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퀴나스는 철학과 신학을 상호 보완적이라고 보고 둘 사이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을 이상적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아퀴나스는 최후에는 철학이 신학 아래에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철학으로는 초자연적 진리를 입증할 수는 없다고 보았기 때문 그렇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 아퀴나스는 신 중심의 입장을 취한 것은 맞지만, 인간의 상대적 자율성을 무시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인간의 자율성을 확립하려고 했습니다. '은총의 빛'과 '이성의 빛'이라는 표현에 이러한 그의 사상적 노력이 잘 녹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성의 빛으로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한 아퀴나스
아퀴나스는 이성의 빛, 즉 철학을 통해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저서인 신학대전에서 다섯 가지 방식으로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퀴나스의 다음과 같이 주장합니다. 첫째, 이 세계에서 무엇인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우리의 감각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운동하는 것은 다른 어떤 것에 의해 움직이고, 그 어떤 것은 또 다른 어떤 것에 의해 움직이게 됩니다. 무언가를 움직이는 힘을 끝없이 찾다 보면 결국 자신은 움직이지 않고 다른 것을 운동하게 하는 존재, 즉 원동자에 이릅니다. 아퀴나스는 이것을 신으로 주장합니다. 둘째, 그 어떤 것도 스스로의 어떤 일을 일으키거나 변화시키는데 작용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즉 자기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다른 움직이는 원인이 있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다른 원인이 끝이 없다고 생각할 수 없으므로, 최초의 원인 즉, 제1동인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아퀴나스는 신이라고 주장합니다. 셋째, 이 세상에는 우연한 것이 존재합니다. 우연한 것이 존재하는 이유는 필연적인 존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 자체로 필연적인 것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신이라고 주장합니다. 넷째, 우리는 진, 선, 미 등의 기준을 통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의 정도를 서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분야에서 최고의 상태는 각각 다릅니다. 그래서 어떤 기준에 따르거나 어떤 분야를 비교할 때마다 반드시 최고로 받아들여지는 완전한 존재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신이라고 주장합니다. 다섯째, 매우 작은 생명체나 생명이 없는 자연물도 어떤 목적을 향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때 그것들이 일정한 목표를 향해 움직일 수 있도록 조종하는 어떤 지적존재가 있어야 합니다. 그 존재가 바로 신이라는 것입니다.
후기 스콜라 철학자에는 누가 있나요?
후기 스콜라 철학자들 가운데 가장 먼저 살펴볼 인물은 베이컨입니다. 그는 아퀴나스의 사상을 신봉하는 토미즘(토마스주의)에 격렬하게 반대했습니다. 베이컨은 원"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두툼한 책을 써낸 철학자"라며 아퀴나스를 비웃었습니다. 또한 성경 번역이 매우 불완전하기 때문에 히브리어와 그리스어, 아랍어 등 외국어를 철저하게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인물은 던스 스코터스입니다. 그는 "신학과 철학의 완전한 일치는 불기능 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두 영역을 대립시키려는 것은 아니었으며, 다만 가각 구별하려고 했던 것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던스스코터스는 유명론의 입장에 조금 더 가까웠습니다. 그는 신은 '아브라함의 신'이나 '야곱의 신'처럼 구체적으로 어떤 개인에게 나타났을 때 참된 것일 뿐, 철학자들이 생각해 낸 보편 개념으로서의 신은 진정한 신이 아니라고 본 것입니다.
마지막 인물은 오컴입니다. 그는 보편이란 설명이 필요한 추상적인 것이고, 개별자는 그 자체로 이미 현실성을 갖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오컴의 주장에 따르면 모든 지식은 오직 개별자에 대한 경험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신에 대해 어떠한 경험도 할 수 없는 인간은 신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믿음은 불합리하다."라는 결론으로 이어졌습니다. 지식과 신앙을 엄격히 구별했던 것입니다.
이번시간까지 스콜라 철학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어떠신지요? 그동안 생소하기만 했던 철학에 대해서 조금은 흥미가 생가셨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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