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니츠의 남달랐던 유년 시절과 새로운 사상에 대한 깨달음
1618년에서 1648년까지 유럽의 여러 나라 사이에는 '30년 전쟁'이라 는 종교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이 전쟁의 후유증을 겪던 독일에 혜성처럼 나타난 철학자가 바로 라이프니츠입니다. 17세 때 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21세 때 이미 대학 교수직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습니다. 무언가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던 그는 이후에도 대학교에 몸담지는 않았습니다. 라이프니츠는 평생을 혼자 살면서 매일 같은 음식점에서 같은 음식을 시켜 먹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의자에 앉아 연구에 몰두했다고 하는데, 너무도 열중한 나머지 다리 신경에 이상이 생길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노버에서 궁정 도서관장직을 맡을 때는 책을 빌리려는 사람에게 몹시 화를 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정치에도 몸담았던 라이프니츠는 프랑스 파리로 가서 정세를 바꾸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당시 루이 14세는 네덜란드와 독일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어요. 그러나 라이프니츠는 "그리스도교 세계가 하나로 뭉쳐 그리스도교 세계에 대항해야 한다."라며 프랑스가 이집트를 공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주장은 당시에는 아무런 반응도 얻지 못했지만 나중에 나폴레옹에 의해 실현되었습니다.
파리에 머무는 동안 그는 데카르트나 스피노자가 쓴 윤리학의 초고를 읽었습니다. 귀국하는 길에는 스피노자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라이프니츠가 모시던 왕후가 세력을 잃고 물러 나는 바람에 그는 고독하기 짝이 없는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프랑스 학술원이 '세계에 빛을 독일에 영광을 가져다준 영혼'이라는 짤막한 추도사를 발표했을 뿐이었습니다.
라이프니츠가 주장한 모나드에 대한 4가지 개념
라이프니츠는 모나드가 우주의 기본 단위이고 무엇으로도 나뉠 수 없는 궁극적인 실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모나드란 무엇일까요? 첫째, 모나드는 '점'입니다. 존재하는 것의 근원은 점과 같아서 연속적이지 않습니다. 라이프니츠는 물체를 무수한 점의 집합으로 보았습니다. 때마침 발명된 현미경이 그에게 커다란 영항을 끼쳤으리라고 짐작됩니다. 둘째, 모나드는 '힘'인 동시에 힘의 중심체입니다. 물체란 힘의 중심점으로 이루어진 복합체라는 것입니다. 셋째, 모나드는 정신입니다. 가장 하위에 있는 모나드는 몽상과 같은 혼미한 상태에 있고, 인간의 정신과 같은 모나드는 의식을 소유하고 있으며, 가장 높은 층에 있는 신과 같은 모나드는 무한한 의식, 즉 전지전능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넷째, 모나드는 '개체'이기도 합니다. 모든 모나드는 각기 독특한 방법으로 전체 우주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각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똑같은 모나드란 없습니다. 또한 모든 모나드는 외부로부터 완전히 단절되어 있는 한, 창이 없는 개체이기도 합니다.
외부와 어떤 소퉁도 없는 모나드들이 어떻게 서로 협력하듯 세계의 조화를 이루어 낼 수지 있지 라이프니츠는 '시계의 비유'를 들어 이것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두 시계의 바늘이 똑같이 움직이는 것은 시계를 만든 사람에 의해 미리 정교하게 가공되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예정 조화론'의 핵심 내용입니다. 즉 모나드들이 각각의 법칙을 지키되 전체적으로는 완전한 일치에 도달하도록 신이 미리 설계해 놓았다는 것입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혼은 영의 원리에 따라 작용하고 육체는 육체대로 법칙에 따라 움직이지만 서로 영향을 주고받듯이 조화를 이루어졌습니다. 인간의 정신은 목적론적 법칙을, 육체는 기계론적 법칙을 따르고 있지만 양자는 완전히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 라이프니츠는 '예정 조화론'을 통해 데카르트의 이원론 적 난점과 스피노자의 범신론적 세계관을 극복하고 전지전능한 신의 존재를 확신하는 그리스도교적 세계관을 주장했습니다. 라이프니츠의 주장대로 이 세계가 신이 만든 가장 완전한 것이라면 왜 수많은 악이 들끓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라이프니츠는 변신론을 주장했습니다. '변신론'이란 세상에 존재하는 악에 대한 책임을 신이 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악이 존재하는 것은 창조주인 신의 의지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신을 변호하는 이론입니다.
선과 악의 필요성을 주장한 라이프니츠
라이프니츠는 변신론을 주장하기 위해 세계안의 악을 형이상학적, 육체적, 도덕적인 것으로 구분했습니다. 그는 형이상학적 의미의 악은 모든 피조물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생기며 모는 다른 악에 앞서 있다고 보았습니다. 하나님이 전지전능한 신들만 만들어 낼 수는 없으므로 피조불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고, 불완전한 것에는 언제나 한계가 있게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라이프니츠의 주장에 따르면 형이상학적인 악 때문에 육체적 악이 필연적으로 생깁니다. 불완전한 피조물은 감각 역시 완전하지 못하므로 볼쾌감이나 고통 등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육체적 악을 가장 괴로워하고 이를 참다못해 신을 비난하기도 합니다. 신은 악을 꼭 원하지는 않지만 보다 더 큰 악을 막거나 보다 더 큰 선을 이루기 위해 악을 원한다고 라이프니츠는 주장했습니다. 벌은 인간을 착하게 만들고 위협하는 데 쓸모가 있고, 악은 선이 한층 더 크게 나타나는 데 이바지한다고 여긴 것입니다. 또한 라이프니츠는 우주가 형성되고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참된 진리의 영역은 모든 가능성을 포괄해야 하므로 악도 그 가운데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도덕적인 악은 죄 속에서 성립합니다. 가장 선한 것을 선택하는 하나님은 인간을 자유로운 존재로 창조했습니다. 신은 인간에게 자유를 주면서 악을 행하는 자유도 허용해야만 했습니다. 그렇다면 악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쪽은 신이 아닙니다. 선을 행하라고 준 자유를 악용한 인간이 책임져야 합니다. 또한 라이프니츠는 악은 언제나 실제보다 과장되게 마련이라고 주장합니다. 사람들은 좋은 것에는 감사할 줄 모르다가 어쩌다 닥친 불행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세상에는 악보다 선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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